할머니집
2021. 3. 24. 17:04ㆍ사진/자연
가까운 위치 덕분에 할머니댁에 자주 방문할 수 있다. 어릴 때 잠시 이곳에 맡겨진 적이 있어서 그런가, 할머니집에 오면 고향에 온 기분이다.

난 참 할머니집 주변 골목이 좋았다. 좁고 울퉁불퉁하지만, 낮은 담벼락 너머로 들리는 소리와 인기척에 짖어대는 시골개들의 반김과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.



그렇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바로 '큰나무 아래'다.
딱히 이곳을 명칭하는 용어가 없는 듯하다. 할머니, 엄마 모두 이 장소를 그냥 '큰 나무 아래'라고 부른다. 말 그대로 큰 나무가 3그루가 있었는데 한 그루는 예전에 베어졌고 지금은 두 그루가 마을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. 우리 엄마가 있을 때도, 우리 할머니가 있을 때도 존재했던 나무라고 하니..추정건데 100년은 넘었을 것 같다.





나무 두께만 보아도 세월의 흐름이 짐작된다.
